온실가스 측정 개념인 탄소발자국(scope 1, 2, 3)과 회피된 배출(탄소손자국, scope 4)을 알아보자 - KB경영연구소

 지금까지 많이 알려진 "탄소발자국"으로 불리는 scope 1, 2, 3과 온실가스 측정의 새로운 개념인 회피된 배출(scope 4, Avoided Emissions)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은 KB경영연구소에서 나온 보고서를 바탕으로 온실가스 측정 개념들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스코프 1은 기업이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자산에서 발생하는 직접적인 탄소 배출량을 의미합니다. 스코프 2는 기업이 전력, 열 등을 구매한 후 에너지 사용으로 발생한 간접적으로 배출된 탄소이며 스코프 3은 기업과 관계된 제품, 임직원, 폐기물 등 기업과 연관된 직간접적으로 배출된 탄소입니다.
스코프 1, 2, 3 정의 및 세부 내용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GHG) 배출량이 증가함에따라 기후변화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나 그 성과는 아직까지 미미한데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가이드라인 "GHG 프로토콜"이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GHG 프로토콜」 가이드라인 안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배출원에 따른 스코프(scope) 1, 2, 3으로 나눠 산출하자는 내용이 있습니다.

 스코프 1, 2, 3은 위 표에 나온 것처럼 화석연료를 직접 태우는 것처럼 직접적인 탄소 배출(scope 1), 에너지, 열 등을 구매하여 간접적으로 탄소를 배출하는 것(scope 2), 그리고 기업의 가치사슬 전반(제품 가공 및 사용, 폐기, 임직원 출퇴근 등)에서 발생하는 배출량(scope 3)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참고로 스코프 1, 2는 비교적 탄소 배출량을 계산하는데 정확한 값을 도출해 낼 수 있으나 스코프 3의 경우 계산이 복잡하여 효과적으로 관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스코프 1~3은 기업의 직간접적인 탄소 배출과 가치사슬 내에서 발생하지만 스코프 4, 회피된 배출은 사회와 산업, 사회 전반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회피된 배출의 개념 그래프, 스코프 1~3과 회피된 배출의 차이

 기업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직간접적인 온실가스 배출뿐만 아니라 가치사슬 밖에서 발생하는 배출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스코프 1~3을 넘어 배출량 측정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시도로 '회피된 배출(scope 4, Avoided Emissions)'이라는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스코프 4는 단순히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는 차원을 넘어 기후변화 완화에 기여할 수 있는지가 평가 기준이 됩니다.

 세계자원연구소(WRI)에서 처음 소개한 개념인데 재생에너지 기술의 발달, 전기차, 스마트 그리드 등 기술 혁신이 가져오는 환경적 이익을 측정하고 이를 수치화하여 보다 명확한 정부 정책 수립 및 기업 투자 결정을 돕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스코프 1~3은 개별 기업이 배출 및 감축한 온실가스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스코프 4는 사회 또는 산업이 사회 전반의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기여도로 측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A 회사에서 만든 제품보다 B 회사에서 만든 제품이 더 친환경적으로 설계되어 온실가스 감축에 도움이 되었다면 감축한 양만큼 탄소 배출이 회피된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회피된 배출의 이해
  • 예시① - 전기차를 판매하는 기업은 내연기관차에 비해 감소한 배기가스 배출량을 기준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했다고 주장 
  • 예시② - 에너지 효율 등급이 1등급인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가정에서 감소한 전력 소비량을 기준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했다고 주장
  • 예시③ - 건물 에너지 사용 최적화 해결책을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회사는 감소한 에너지 수요를 기준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했다고 주장

 예를 들어 A 회사가 사용하던 에어컨이 1년에 100kg의 탄소를 배출했었지만 1년에 10kg을 배출하는 에어컨으로 바꿨다면 90kg의 탄소를 배출하지 않게 됩니다. 90kg만큼의 탄소가 회피된 배출량으로 계산할 수 있으며 이러한 계산을 위에 3가지 예시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될 수 있는 개념입니다.

회피된 배출, 스코프 4에 대한 언급은 2002년에 처음 나왔고 2013년 이후 직간접적으로 관련 내용이 나왔습니다. 2019년에 세계자원연구소에서 스코프 4에 산정 방법을 제공했으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회피된 배출 논의 과정, 기준 제품과 저탄소 제품 간의 배출량 비교

 회피된 배출(스코프 4)은 2002년 WWF에서 처음 언급되었습니다. 2019년 세계지속가능발전위원회(WBCSD)에서 회피된 배출량 산출에 필요한 평가 원칙을 제시했고 2023년 G7의 기후, 에너지, 환경 장관회의에서 '회피된 배출 산정 지침'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기업의 회피된 배출량 산출을 독려했습니다.

회피된 배출에는 대표적으로 결과적 접근법과 귀인적 접근법이 있습니다. 회피된 배출 계산 중 대표적으로 전기차와 디젤 엔진 자동차의 온실가스 배출량 비교를 통해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회피된 배출의 두 가지 측정 방법론 비교, 전기차와 재생 디젤 엔진 자동차의 온실가스 배출량 비교

 회피된 배출 측정은 표준화된 방법론은 아직 정립되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3단계로 측정하고 있습니다.

  1. 기준 시나리오 설정 - 기업의 친환경 제품 및 서비스가 없을 경우 일반 제품 및 기술을 기준으로 설정
  2. 실제 배출량 측정 - 기업의 친환경 제품 및 서비스를 적용한 후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
  3. 회피된 배출 계산 - 일반 제품 및 기술을 사용했을 때와 친환경 제품 및 기술을 적용했을 때의 차이만큼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을 회피된 배출로 계산

 일반적으로 위 3단계로 측정하고 있지만 세계자원연구소에서 제시한 「귀인적 접근법」, 「결과적 접근법」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두 방법론 중 궁극적으로 어떤 방법을 선택할지는 기업의 목표, 제품의 특성, 데이터 및 리소스의 가용성에 달려있습니다.

 귀인적 접근법은 저탄소 제품의 전체 수명주기 평가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함으로써 기준 제품 대비 무탄소·친환경 제품의 온실가스 배출량 절감 효과를 정량화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 접근법은 제품 및 서비스 한 단위를 추가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직간접 배출량과 생태계 전반의 온실가스 배출량 변화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다양한 기업에서 회피된 배출량만큼 공시를 내고 있습니다.
회피된 배출을 공시한 기업 보고서

 최근 자사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회피된 배출을 자발적으로 산출해 보고하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회피된 배출량의 산출 및 보고는 투자자, 규제기관, 소비자에게 기업의 지속가능성 전략을 보다 명확하게 전달하는 방법이기에 그만큼 중요성이 높습니다.

 대표적인 예시로 테슬라는 전기차를 통해 내연기관차 대비 연간 340만 톤의 온실가스 배출을 회피하고 태양광 패널에서 무공해 전기를 생산하여 연간 150만 톤의 배출을 회피했다고 밝혔습니다. 애플도 저탄소 자재 사용, 에너지 효율화, 재생에너지 사용 등을 통해 연간 1,500만 톤 이상의 온실가스 배출을 회피했다고 밝혔습니다.

  • 과대광고 - 회피된 배출에 관해 제품의 전체 수명주기에서 일부분(원자재 조달 및 재활용 등)을 강조하거나 누락하여 보고하여 고객에게 친환경 기업이라 홍보할 수 있음
  • 비교 기준의 부재 - 회피된 배출량을 명확한 비교 기준 없이 시장 평균값(기준 시나리오)을 기준으로 산출하기 때문에 정확성에 대한 논란이 존재
  • 방법론의 신뢰성 부족 - 기업들은 회피된 배출에 관해 자사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보나 제 3자의 인증 없이 자체적으로 설정한 방법론을 적용하여 친환경 기업임을 강조
  • 이중 계산 가능성 - 하나의 완제품을 만드는 데 수많은 공급업체가 부품을 제공한 경우, 공급업체마다 신기술 및 신제품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기여했다고 주장함으로써 감축 효과가 이중 계산될 수 있음

 위에 적은 4가지처럼 회피된 배출을 둘러싼 논쟁인 그린워싱(Greensashing)의 우려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탄소중립 달성이 기업 경영의 주요 과제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과학 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SBTi)가 ‘가치사슬 너머의 배출량 감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회피된 배출에 대한 관심이 확대될 전망입니다. 앞으로 회피된 배출, 스코프 1~3뿐만 아니라 스코프 4의 중요성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내용 출처: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 온실가스 측정의 새로운 개념, 회피된 배출(Avoided Emissions)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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