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 2016년 8월, "Blob"이라고 불리는 해양열파(해양폭염)가 북동 태평양을 덮쳤습니다. 711일 동안 지속된 가장 긴 해양폭염 중 하나였으며 3년 뒤 2019년에도 Blob이 나타났습니다. 2023년은 엘니뇨가 발생하며 지난 10년간 해수의 평균 온도가 뜨거운 날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2014년, 2019년 해양열파, 2023년 엘니뇨 발생 사진 |
해양폭염, 해양열파로 불리는 "Blob"은 따뜻한 기온, 풍속, 해수의 방향 변화, 적도를 따라 지속해서 움직이는 따뜻한 물 덩어리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이유로 생깁니다. 그러나 바다의 폭염으로 불릴 정도로 뜨거운 해수 덩어리는 2010년 이전에 거의 발견되지 않았던 것을 보면 확실히 인간의 활동으로 생긴 기후변화(지구온난화)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Blob"이라는 이름은 워싱턴대학교 기후학자 닉 본드가 태평양에서 발생한 이번 폭염에 붙인 이름으로 1958년에 제작된 기상천외한 SF 영화의 이름을 따왔다고 합니다. 이 영화의 내용은 젤리처럼 흐물흐물한 괴물 블롭이 유성을 타고 지구에 도착해 작은 마을 하나를 집어삼킨다는 내용이다.
2014년 2월, 2015년 4월, 2016년 8월 등 해양열파를 찍은 위성 사진 |
해양열파의 광범위한 규모, 극한의 뜨거운 온도, 긴 지속 시간 등으로 주변 지역에 사는 많은 야생 동물 및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식물성, 동물성 플랑크톤의 대량 폐사로 많은 생물의 필수 식량인 요각류와 크릴 새우 개체수에 큰 악영향을 끼쳤고 어업 및 관광업 등 인간의 활동에도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90년간(1925년~2016년)과 2016년~2023년을 비교해 보면 해양 열파의 전 세계 평균 빈도수가 34% 증가했고 지속 기간도 17% 증가했습니다.(특히, 북동 태평양 지역) 글로벌 기후 모델에 의하면, 해양 열파 강도와 지속 기간은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21세기 후반까지 많은 해양 지역이 거의 영구적인 열파(폭염) 상태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합니다.
서태평양 인근 해변에 사는 바다제비갈매기 50~100만 마리가 폐사했습니다 |
2014~2016년 해양 폭염으로 인해 베링해 남부부터 캘리포니아 남부 해안에서 서식하던 바닷새 최소 50만 마리 ~ 최대 100만 마리가 폐사했습니다. 대부분이 바다제비갈매기로 이 수치는 1989년 엑손 발데스호 기름 유출 사고로 죽은 바닷새의 2~3배, 2011년 뉴질랜드 서해안 태즈먼해의 해양 폭염으로 바닷새 폐사 수의 2.5배~5배, 1993년 알래스카만 바다제비갈매기 떼죽음의 8배, 1970년 베링해 남동부에서 발생한 심한 폭풍으로 죽은 새의 10배에 달하는 수입니다.
북동 태평양 연안에 광범위한 면적의 생태계에 영향을 끼친 해양 폭염 |
고래, 연어, 바닷새 등 수많은 생물의 먹이가 되는 수십억 마리씩 무리 지어 다니는 크릴이 감소하자 수많은 대형 물고기와 해양 포유류, 청어, 정어리의 개체수도 함께 감소했습니다. 이후 2년간 알래스카에서 캘리포니아로 이어지는 연안을 따라 블롭이 떠다니면서 수천 마리의 고래와 바다사자가 사체로 발견되었다. 즉, 태평양에 블롭이 나타나자 식물성 플랑크톤을 몰살시킴으로써 태평양 전체의 먹이사슬을 교란한 셈입니다.
연어, 바다사자, 바다새 등 해양 폭염은 북동 태평양 주변 생태계에 큰 타격을 입혔습니다 |
2014년 브리티시 컴럼비아의 프레이저강으로 돌아오는 수백만 마리의 연어가 높은 해수 온도 때문에 미국 해역을 피하기 시작했고 이 지역에서 연어를 더 이상 잡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새크라멘토강 겨울철 치누크 연어의 알이 95% 이상 사라졌다고 합니다) 또한, 바다사자 어미가 부족한 먹이를 사냥하느라 장기간 자리를 비우면서 쇠약해진 새끼 바다사자가 해변으로 떠밀려왔습니다.
참고로 2015년 초여름, 워싱턴 주 당국은 해변에서 면도날조개 채취를 중단 및 인근 몇몇 해역을 폐쇄했습니다. 이 조개에서 인간에게 치명적인 강력한 독소가 검출됐기 때문이며 서해안에서 전례 없는 규모의 해조류 번식으로 캘리포니아에서 알래스카까지 폐쇄 조치가 확대되었습니다. 서부 해안을 따라 12개의 연방이 어업 재난 선포를 내리기 시작했고 어업이 굉장히 어려워졌습니다.
#해양열파 #블롭현상 #Blob #2013년 #생태피라미드 #기후변화 #해양폭염 #폭염살인 #지구온난화 #바다온도상승
출처: https://www.nps.gov/articles/theblob.htm
https://www.nps.gov/maps/stories/how-marine-heatwaves-are-changing-ocean-ecosystems.html
https://www.sciencealert.com/gigantic-heatwave-brewing-in-the-pacific-threatens-a-return-of-the-blob
https://marine.copernicus.eu/news/2023-northern-hemisphere-summer-record-breaking-oceanic-events
https://www.earthdata.nasa.gov/news/feature-articles/blob#:~:text=In%202013%2C%20a%20mysterious%20pool,and%20lingered%20for%20so%20long?